여행/산티아고

[산티아고 순례] 8일차, 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소 여행, 스페인하숙 그리고 길에서 만난 스페인 소년소녀들

some1014 2023. 10. 17.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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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차, Villafranca del Bierzo 2일차 여행기 

 

 

 
비야프랑카에서 맞이하는 첫 아침. 

 

침대가 세상 편해서 나도 모르게 늦잠을 잤다. 8시라니... 

어쩐지 사람들이 부시럭거린다 싶었는데, 해가 중천에 떴구나.

여러분 침대가 이렇게 중요한 겁니다. 아무리 연박하는 날이라지만 평소 새벽까지 못 잤던 사람이 이렇게 잘 자요.

 

오늘은 별다른 일정이 없으므로 그냥 동네 구경이나 하려고 느긋하게 준비하고 밖을 나서니,

와우 너어어어무 추움. 아침 기온 7도.. 이거 스페인 맞아? 

어쩔 수 없이 원피스는 집어넣고 레깅스에 경량패딩을 입고 길을 나선다. 

 

어제 갔던 바에 들러 아침을 먹고 후리스나 살겸 근처 옷가게가 있는지 물어보니,

넘나 친절하게 알려주심. 물론 스페인어와 손짓으로... 

역시 바디랭귀지가 최고야.. 대충 알아듣고는 길을 걸으니 등산복 매장이 딱! 

근데 여자는 레드, 남자는 블루 컬러밖에 없다. 난 레드 싫은데

추워서 얼어죽기는 싫어서 남성용이지만 블루 컬러의 후리스를 선택했다. 

사이즈는 크지만 따뜻해서 아주 만족스럽다.

 

그렇게 매장을 나와서 걷다가 한국인 일행을 마주쳤다.

여태껏 한국인을 너무 못만나서 반가운 마음에 나도 모르게 인사를 해버림ㅋㅋㅋㅋㅋㅋㅋㅋ

그들은 갑작스런 인사에 당황한 듯 했지만, 한국인 너무 반가웠다고...

 

알고보니 그들은 라면을 사러 중국인 마트를 찾아온 것이었는데, 덕분에 예정에도 없던 라면과 김치를 샀다. 

게다가 계속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스포츠 손목시계도 구매! 개이득...

 

 

Bazar Chino · C. Campairo, 3, 24500 Villafranca del Bierzo, León, 스페인

★★★★★ · 백화점

www.google.com

 

 

아주 완벽한 쇼핑을 마치고 숙소에서 잠시 커피 타임

날씨가 갑자기 맑아져서 기분이 좋다.

 

 

잠시 숨돌리고 이번엔 어제 못 갔던 스페인하숙 촬영지를 가본다.

 

예전에 봐서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어딘가 싶었지만, 지도에 있는 위치에 가자마자 딱 알아챔(왼쪽 사진)

유해진과 차승원이 걷던 그 언덕이 바로 이거구나!!

저 언덕의 끝에 알베르게가 있겠군.

 

 

스페인 하숙 촬영 장소 · 24500 Villafranca del Bierzo, León, 스페인

★★★★☆ · 호스텔

www.google.com

 

촬영지 왼쪽으로는 아주 웅장한 건물이 하나 있는데, 바로 자연 박물관이다(오른쪽 사진).

처음엔 무슨 또 성당인가 했는데...외관이 아주 멋드러짐.

 

 

그리고 드디어 등장하는 스페인 소년 소녀들!!!

 

산책하다가 야외에 테이블이 있길래 앉았는데, 옆에 귀여운 친구들이 보이는 것.

혹시나 해서 어제 갔던 성당이 언제 여는지 물어봤다.

그것까진 잘 모르는지 가서 알아봐주겠다고 하다가, 내가 관광안내소랑 성당 다 가봤다고 하니

그럼 같이 가서 제대로 물어봐주겠다고...

 

그러다가 구글 맵 리뷰에 있는 사진을 보고는 미사시간에만 연다고 써있는거 맞냐 물으니 맞다고 함.

너무 귀여워서 이것 저것 물어보며 대화를 이어갔는데, 알고보니 16살 고등학생...

나이를 듣고 잠시 당황했지만 독일, 오스트리아 아저씨랑도 친구했는데 뭐 그까짓거

인스타로 연락할 수 있겠네. 오히려 좋아ㅋㅋㅋ

 

한 명은 약대 가고싶다고 하고, 한 명은 심리, 마지막 친구는 광고/마케팅쪽을 공부하고 싶단다.

아주 꿈이 많은 친구들이야. 듣기만 해도 예전 생각나고 풋풋하고 참 좋다. 

 

이 친구들에게 맛집이랑 와인 바도 공유받고, 시내에 구경할만한 곳과, 비에르소에서 가장 좋다는 호텔을 소개받았다.

와이너리를 같이 하는 곳인데 음식이 아주 맛있다고... 택시 타고서라도 꼭 가란다. 

하지만 난 내일 일정이 정해져있는걸 ㅠㅠ 대신 와인 바나 가야겠다...

 

 

Canedo Palace · Calle Iglesia, 5, 24546 Canedo, León, 스페인

★★★★★ · 음식점

www.google.com

 

그렇게 한시간 넘게 대화하고 인스타 팔로우하고는 박물관 앞에서 인사했다.

조금 더 함께하고 싶지만 어린 친구들이니 집에 보내줘야지...하하하

 

퀵하게 자연 박물관을 둘러보고는 성당에 다시 가본다.

일반인 미사는 7시, 순례자는 7시 반이라고 한다.

 

천주교 신자는 아니지만 순례를 하면서 한번쯤은 들어보고 싶어서 참석해보기로 했다.

시간을 맞춰 들어가니 작은 성당 내부에 사람들이 옹기종기 앉아있다.

처음 접하는 성스러운 분위기에 당황했다가 일단 조용히 있기로... 

 

그러다 갑자기 사람들이 우르르 앞으로 나가서는 하얗고 동그란걸 받아오더니 입에 넣는다.

뭣도 모르고 따라나가서 받았다가, 내가 어리둥절해서 들고 있으니 앞에 있던 아주머니가 세례받았냐고 묻고는 도로 가져가심..

응? 이거 뭐지... 나가지 말았어야 했나...

 

나중에 친구에게 물어보니 세례받은 사람들만 받을 수 있는거라고 한다.  

겁나 당황한 나는 혹시 미사도 들으면 안되는 건가 싶어서 끝나고 수녀님을 따라가서 물어보기까지 함.

수녀님은 웃으면서 괜찮다는 식으로 얘기했다. 물론 스페인어로 (번역기로 대충 괜찮다는 것만 알아들음) 

 

 

Colegiata de Santa María de Cluni · C. Sta. Catalina, 26, 24500 Villafranca del Bierzo, León, 스페인

★★★★★ · 천주교 성당

www.google.com

 

그렇게 나의 첫 미사를 마치고 친구들이 소개해 준 와인바에 도착.

 

음식은 없고 와인만 파는 찐 와인 바였다. 

꽤 유명한 곳인지 오픈 시각에 맞춰서 갔는데도 사람이 있고 이후로도 현지인이 계속 들어오더라. 

 

친구들이 소개해준 레드 와인(Pago de Valdoneje)을 하나 주문하고, 두리번거리며 내부를 구경한다.

투박한 메뉴판에는 추천 와인이 써있다. 물론 난 몰라서 못 시키지만 뭔가 있어보이네...

 

드디어 주문한 와인과 타파스가 나오고, 한 잔 마시니 맛이 깔끔하고 좋다.

한 병 사고 싶은데 앞으로의 여정을 생각하니 그럴 수가 없네... 아쉽다 아쉬워

 

 

Mi Tienda · C. Jesús Adrán, 2, 14, 24500 Villafranca del Bierzo, León, 스페인

★★★★☆ · 술집

www.google.com

 

 

까미노가 끝난 지금도 연락하고 있는 우리 스페인 친구들...

멀어서 이제 보기 힘들텐데 벌써부터 그립다.

쑥쑥 자라서 한국 놀러와.. 이 언니도 취직해서 또 놀러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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