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산티아고

[산티아고 순례] 퇴사... 산티아고 순례를 결심하다

some1014 2023. 9. 6.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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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다

 

산티아고
[출처: trip adviser]



퇴사 후 산티아고를 걷다

 
한동안 우울증이 심해 집 밖에도 안 나가고 칩거했었는데, 몇 개월 전 친구를 만나서 얘기하다가 내가 정말 이상해졌구나 싶어서 병원을 갔다. 고민했던 시간이 아까울 만큼 선생님은 좋았고 약도 잘 들었다. 무기력하고 의미 없는 나날을 보냈었는데, 일상이 조금씩 돌아오는 느낌이 들었다.
 
오래 쉬었기에 빨리 이직을 해야 했지만, 바로 준비하기에는 뭔가 아쉬웠다. 그동안 우울증에 시달리느라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느라 제대로 여행 한번 가지 못했다니.
 
 

왜 산티아고인가

 
퇴사 후 집에 있으면서 그동안 못 본 드라마와 영화를 봤다. 한 2~3개월은 거의 유튜브와 넷플릭스에 빠져 살았다고 봐도 된다. 그러다가 우연히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한 영상을 봤다. (손미나 전 아나운서가 나온 거던가...)
 

산티아고 순례길(El Camino de Santiago)

스페인의 유명한 성지순례길. 유럽의 여러 가지의 루트로 출발해서 최종 목적지인 스페인의 갈리시아주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위치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에 도착하는 도보순례이다. 순례길의 상징은 가리비와 노란 화살표. [출처: 나무위키]

 
예전에는 800km를 어떻게 걷냐며 그냥 넘겼는데, 다시 보니 이거다 싶었다.
뭔가 마음을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
찾아보니 퇴사하거나 큰 변화를 맞은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간다고...
 

[출처: KBS 교양 유튜브]



물론 당시 우울증과 힘겹게 싸우던 나는 생각만 하고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해외에 나가려면 여권을 재발급받아야 하는데 내 모습이 싫었다.
사진을 찍으려면 살을 빼야 할 것 같고, 카메라 앞에서 예쁜 척하는 것도 싫고, 그 사진을 보는 것도 싫었다.
사진 그 하나 때문에 여행을 포기했다.
 
병원을 다니며 상태가 호전되자 산티아고 생각부터 났다.
자그마치 1년을 고민했는데 가고 싶은 걸 보면 지금 가야겠다 싶었다.
남들이 말하는 버킷리스트라는 게 이런 걸까. 
이직하기 전 마지막으로 마음 정리하고 겸사겸사 해외여행도 하자.
그러고 나면 더 건강해질 거고, 돈도 급하니 어디든 취직하겠지.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무책임한 생각으로 시작한 건데
산티아고행을 결심하고 나니 오히려 활기가 생기는 느낌이 들었다.
당장 해야 할 것이 잔뜩 생겼고 그걸 하나하나 해나가면서 뿌듯했다. 
연습한다고 매일 걸으니 몸만 좋아지는 게 아니라 정신도 맑아지는 것 같았다.
 
 

레온에서 산티아고까지  

 

산티아고-순례길-지도
[출처: 네이버 카페 길위에 여행]

산티아고 순례길의 코스 정보

대한민국 모임의 시작, 네이버 카페

cafe.naver.com



산티아고 순례길은 크게 4가지의 코스가 있는데, 그중 가장 대표적인 코스가 '프랑스길'이다.
 
프랑스길은 프랑스 생장피에드 데 포트(Saint-Jean-Pied-de-Port, 이하 생장)에서 시작하는 총 800km의 코스이다.
하루에 약 20-30km를 걸으면 대략 36~40일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풀코스는 도저히 안될 것 같아서 빠르게 포기.
나처럼 체력이 안되거나 시간이 없는 사람들은 레온(Leon), 사리아(Sarria) 등 중간지점부터 시작한다고 해서 고민해 보기로 했다. (god가 출연한 '같이 걸을까'를 보면 레온에서 시작해서 2주가 소요됨)
 
그다음으로 포르투갈길이 있는데, 이 코스는 280km 정도로 약 2주 소요된다고 한다.
포르투갈 해안을 따라 걷는다는 얘기에 바다를 좋아하는 내게 정말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프랑스길에 비해 사람이 적고 그늘도 별로 없다는 단점이 있다.

그 외에도 북쪽길과 은의 길 등이 있지만, 체력이 없는 관계로 2-3주 정도 걸을 수 있는 코스를 고민한 끝에 프랑스길을 선택했다. 레온에서 출발해서 여유 있게 걷기로. 안 그래도 길치인데 사람 없는 길을 걸어봐야 국제 미아 되기 딱 좋으니까.

 

마드리드 인/포르투 아웃 30일의 여정


순례길 코스를 정한 뒤, 5년 만에 해외에 나가는 건데 좀 아쉬워서 순례 후 일주일 정도 여행하기로 했다. 10년 전 유럽 배낭여행 때 갔던 스페인을 다시 가보고 싶기도 하고 5년 전에 갔던 포르투갈도 참 좋았는데 어디를 갈까.
개인적으로 둘 다 좋았던 기억이 있고 산티아고에서 넘어가기도 괜찮단 말이지. 티켓 가격보고 저렴한 곳으로 가려했으나, 포트와인이 눈에 아른거리고 마침 가격도 괜찮아서 포르투 아웃으로 결정.
 
10월이 저렴했지만 우기라고 해서 9/12 ~ 10/11 일정으로, 마드리드 인 포르투 아웃 항공권을 결제했다. 2-3주 여유 있게 걷고 1주는 포르투갈을 여행해야지. (이렇게 또 탕진하고 만다. 괜찮아 주식 빼지 뭐...)

하지만 평소 탄천이나 걸었지 등산, 트래킹 같은 건 하지 않았던 나란 인간..
가방도 신발도 없다. 준비할게 산더미네 큰일이다.


>> 산티아고 순례길 준비는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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