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산티아고

[산티아고 순례] 순례길 준비(1) - 등산 가방/신발

some1014 2023. 9. 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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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산티아고 순례길 준비 - 등산 가방/신발

 

등산가방
[오스프리 카이트 38/호카 오네오네 본디8]

 

등산화냐 트래킹화냐

 
어쩌다보니 대학교도 산에 있었고, 회사도 시골에 쳐박혀서 뒷산을 매주 오르곤 했어서 등산이라면 치가 떨리던 시절이 있었다.
젊었던 나는 힐을 신고도 그 험난한 언덕을 오르락내리락 했고, 매일 발이 아팠던 기억이 있다. 발이 아픈데 왜 구두를 신냐고 물으신다면, 나는 키작녀이기 때문에 화장은 포기해도 구두는 포기못한다.
이러한 사연으로 신발의 중요성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하루에 20키로도 넘게 걷는 대장정에는 대체 무슨 신발을 신을지 걱정이 되었다.  
 
나와 같은 사람이 많은지, 까친연(까미노의 친구들 연합, 네이버 카페)에 신발 관련 글이 많았다. 등산화 중에서도 경등산화가 낫다느니 트래킹화가 낫다느니 말이 많은데, 나는 트래킹화를 신기로 결정했다.
발목 보호를 위해 등산화를 신어야 한다고 하는데, 예전에 엄마 등산화를 신은 적이 있는데 너무 무겁고 오히려 발목이 답답해서 불편했다. 그리고 나는 레온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피레네 산맥을 넘지 않아서 뭐 괜찮지 않을까.
 
그리고 또 고려할게 방수 유무이다.
30일 정도 걷다보면 반드시 비를 만나게 되어있다. 그래서 비에 대한 대비가 중요한데, 그래서 등산화를 신고 가거나 방수되는 고어텍스 신발을 신는다고 한다. 근데 방수라는게 장단점이 명확한게, 비가 살살 오면 방수되는게 낫겠지만 그게 아니라 폭우라면 어차피 젖고 방수 신발은 잘 안마른다는 것(통풍이 잘 안됨). 고어텍스를 사고 방수에 집중할 것이냐 혹은 통풍이 되는 신발을 사고 젖으면 말려서 신을 것이냐의 문제랄까. 하... 선택할게 왜이렇게 많냐. 고민 끝에 그냥 통풍 잘 되는 신발로 결정.
 
그 다음은 브랜드다.
산티아고 순례자가 많이 신는다는 브랜드를 찾아보니 살로몬, 호카 등이 있다고 한다. 운동화에 별 관심이 없어서 그런가 생전 처음 듣는다.
근데 와.. 가격 무슨 일이냐. 20-30만원은 그냥 나간다.
그래, 역시 운동은 템빨 그리고 그 템은 곧 돈이다.
 

호카 - 잠실 롯데월드몰

신발은 자고로 신어봐야 아는 것이기에 잠실 호카 매장에 갔다.
한 유튜브 채널에서 추천한 호카 오네오네 본디 시리즈를 신어보니 밑창이 상당히 두껍고, 밖으로 튀어나와 있어서 안정적인 느낌이 든다.
지금은 유행이 지난 것 같은데 딱 어글리 슈즈 느낌. 근데 블랙은 또 깔끔하니 괜찮아보임. 물론 발은 커보이지만...
 
사이즈의 경우, 원래 235인데 운동화 240을 신어서 와이드 240과 레귤러 245를 신어보았다. 
신기하게도 본디 시리즈는 발볼이 넓은 사람을 위한 와이드 버전이 있더라. 
두 개를 비교해보니 매장 직원이 와이드 420이 맞는 것 같다며 245는 커서 발에 오히려 안좋다고 했지만, 발가락 양말+울 양말 두 겹 신으면 작을 것 같아서 고민하다가 일단 돌아왔다.
 
그러다가 주문한 인진지 발가락 양말과 울 양말이 도착해서 나이키에 신어보니
이런.... 너무 꽉 낀다. 망했다. 
 비교해보려고 나이키 인피니티 플라이니트 런을 신고 갔는데, 호카가 밑창이 두껍지만 딱히 엄청 편하다는 생각이 들진 않아서 애매했는데,그냥 245로 구매해야 할 것 같다.
그러다 당근에 레귤러 245가 9만원이래서 연락했는데 이미 예약 중ㅠㅠㅠㅠㅠㅠㅠㅠ
고민하다가 결국 인터넷으로 호카 오네오네 본디8 레귤러를 15.5만원에 구매했다. 
유명한 브랜드고 새 상품이니까 좋을 거라며 내 자신을 위로해본다.

(후기) 9/15 - 27까지 신어본 결과, 1일차 25키로/2일차 30키로에서는 발가락이 아팠다. 레귤러로 샀는데, 인진지랑 두꺼운 등산 양말을 같이 신기엔 작았나봄. 그 이후에는 괜찮았는데 언덕 오를 때 발목을 안잡아준다는 점이 좀 아쉬웠음. 다만 비가 와도 금방 마른다는 점이 좋았음. 폭우가 아닌 이상 반나절이면 마름

 
 

등산 배낭은 또 뭘 가져가야 할까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 했던가. 신발을 결정하고 나니 가방이 문제다. 
10여년 전 대학생 때 해외봉사 간다고 받았던 배낭이 생각났는데, 문제는 너무 오래된 거라 본가에 그대로 있을지 모르겠다는 것. 파란색인 것만 기억나고 업체에서 제공받은 거라 브랜드는 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일단 본가에 가서 한번 보고 없으면 구매하려고 대충 유명한 가방을 알아봤다.
 
산티아고 순례 시 가장 많이 드는 브랜드는 오스프리, 그레고리, 도이터 이 세가지라고 한다.
특히, 오스프리를 든 순례객이 70~80%라고 한다.
물론 등산쪼렙인 나는 처음 들었다.
 
배낭은 여성/남성용이 나뉘어있는데, 가장 많이 사용하는 모델은 오스프리의 경우 카이트 38L(여성용)/캐스트럴 38 or 48L(남성용), 
그레고리의 경우 제이드 33 or 38L(여성용)/줄루 40L(남성용)라고 한다. 도이터는 푸트라가 여성용 모델이다.
38L라니 내 몸집에 가당키나 한가 싶지만, 또 등산용품 이것저것 담으면 꽉 찬다고 하니 안  살 수도 없고 난감..
일단 한번 구경해보려고 잠실에 있는 그레고리, 추가적으로 프랑스 브랜드인 데카트론에 가보았다.
(오스프리는 뚝섬에 있대서 이 날은 패스... ) 
 

그레고리 - 잠실 롯데월드몰점

그레고리는 매장 자체가 작아서 제품도 별로 없고, 직원도 별 관심없어보여서 한 두개 사이즈랑 무게만 보고 왔다.
(아니 잠실 백화점인가 롯데월드몰인가에 있는데 무슨 이벤트 코너인줄)
 

그레고리-제이드
[출처: 오케이몰]

 

데카트론 - 잠실 롯데마트 제타플렉스점

데카트론의 경우 잠실 롯데마트 제타플렉스에 있는데 매장이 매우 커서 일단 만족스러웠지만, 매장 직원이 뭐 알려주고 이런거 없음. 등산쪼렙인 나는 어디 물어보지도 못하고 혼자 가방 들어보고 모자 써보고 구경만 하다가 왔다.
아.. 나는 왜 이러냐.......?
 
집에 돌아와서 그냥 본가에 있는 엄빠 가방을 가져갈까 아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10년 전 배낭을 가져갈까 고민하다가, 다시 당근과 네이버 캠핑 카페를 검색해보았다. 간간이 배낭이 올라오기는 하는데 역시 남자분들이 많은지 여성용은 잘 올라오지 않는다. 슬프다. 이것도 가격이 20-30만원은 하는데 말이지. 그러다 몸도 저질인데 템마저 저질이면 진짜 망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구매해서 쓰고 당근으로 팔기로 결정. 오스프리 매장을 다시 가보기로 했다.
 

오스프리 - 오스프리 트래블(성동구)

오스프리 매장은 뚝섬역에 있는데, 동네 등산용품 매장 같다.
들어가니 누군가 등산화를 고르고 있고, 가방을 찾는다하니 어떤거 찾냐고 물어보심.
그래요. 이걸 원했어요 사장님.....ㅠㅠ
 
그렇게 산티아고 갈건데 여성용 제품 추천해달라고 하고 가방을 메보기 시작했다. 
가장 유명한 카이트 38 부터 시러스 36를 메봄. 
사장님께서 등산가방 메는 법을 알려주셔서 아주 집중해서 배움.
 

오스프리-카이트
[출처: 오케이몰]

 
시러스는 블루 컬러가 예뻤고 보통, 카이트가 가장 컸는데 허리벨트가 탄탄하고 생각보다 무겁다고 느껴지지 않았고 블랙 컬러가 무난하다고 느껴졌다. 내 몸집에 비해 가방이 너무 크다는 생각이 들어 더 작은 모델을 여쭤보니 무슨 프로 28L(기억안남)를 가져다주셨는데 사이즈는 맞는 것 같아보이나 허리벨트가 약해보이고 생각보다 안 편했다.
가격은 카이트 26, 무슨 프로 31-32만원. 하... 비싸다 비싸.
결국 인터넷에서 오스프리 카이트 38L를 구매하기로 하고 나왔다. 집에 와서 찾아보니 오케이몰에서 19.5만원이래서 지름
 
 
그렇게 나는 신발 15.5+가방19.5 총 35만원을 질러버렸다.
 
순례하러가는데 돈이 이렇게 많이 들 일인가.
분명 마음 정리하러 가는 건데.... 이게 맞나 싶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이거슨 시작에 불과했으니...
 

>> 산티아고 순례길 준비는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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