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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 11일차, 리나레스-트리아카스텔라 (17.8km), 스페인 의사 아저씨 그리고 시래기국

some1014 2023. 10. 20.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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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차, Linares-Triacastela (9/25, 17.8km) 

 

까미노

 

 

오늘도 해 뜨기 전부터 시작하는 까미노.

리나레스의 아침은 아주 춥고 어둡지만, 헤드랜턴을 켜고 걸어본다.

 

조금 걷다가 갈림길에서 어버버하고 있는데, 저 멀리서 돌아오는 한 명.

알고보니 길을 잘못 들어서 2km를 되돌아왔다고...아침부터 왕복 4km를 세상에...

 

그렇게 길을 헤맨 얘기를 계기로 대화를 나누다가 같이 걷게 된 우리.

알고보니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의사로 일하고 계시다고... 아들이 내 나이 정도라고 한다.

(뭔 의사라고 했는지 전공은 못 알아들음..ㅎ...)

 

 

리나레스리나레스-새벽

 

기념으로 그림자 샷!

그리고 빨간 꽃이 핀 길 (feat. 소통)

 

어제도 장난아니더니.. 트리아카스텔라 가는 길에도 소똥+파리 미쳤다.

심지어 이 날은 소랑 같이 걷기도 함ㅋㅋㅋ

 

트리아카스텔라트리아카스텔라

 

그렇게 걷다보니 도착한 한 바.

 

아저씨가 뭐 좀 먹고 간다고 해서 같이 쉬자고 했는데,

들어가보니 한국어로 시래기 국밥을 판다고 써있다.

어제의 떡국에 이어 시래기국이라니! 계탔다!!

 

스페인 아저씨는 또르띠아에 콜라, 나는 시래기국을 시켰다.

시래기가 푹 풀어진 게 아주 부드럽다. 

스페인에서 시래기국을 맛보다니 감격스럽다.

 

아침에 커피를 사주셨어서 이번엔 내가 계산하려고 했더니 

극구 말리며 먼저 계산해버리는 아저씨...

뻘쭘해서 미리 사놨던 스니커즈와 껌을 선물했다.

 

시래기국밥시래기국밥

 

Bar Aira do Camiño · Fillobal, 1, 27630 Fillobal, Lugo, 스페인

★★★★★ · 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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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수령이 800년이 넘었다는 밤나무를 지나 도착한 트리아카스텔라.

대화를 나누며 걷다보니 시간이 참 빨리 간다.

 

트리아카스텔라트리아카스텔라

 

Castaño Centenario · Lugar Ramil, 4, 27630 Triacastela, Lugo, 스페인

★★★★★ · 관광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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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숙소는 Fran이 소개해 준 Complexo Xacobeo Albergue.

옆에 레스토랑이 있는데 치즈&꿀 디저트가 그렇게 맛있다고 한다.

 

아쉽게도 아저씨는 다른 숙소라서 여기서 인사하기로.

친절하고 매너 좋은 아저씨... 보고싶을 거에요!!!

 

 

 

Complexo Xacobeo Albergue & Pensión · Rúa Santiago, 8, 27630 Triacastela, Lugo, 스페인

★★★★★ · 호스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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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기분좋게 인사하고 도착한 숙소.

그런데... 동키로 보낸 내 짐이 없다. 

 

알베르게 직원에게 얘기해서 업체와 통화하니,

내가 무슨 알베르게 이름을 안적어서 트리아카스텔라에 있는 공립알베르게에 보냈단다.

미친 놈들이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동키-서비스

 

그렇게 갑자기 시작된 짐 찾기 프로젝트.

 

공립알베르게 맞은 편에 있는 바에 있다고 해서 갔더니 없다고 하고,

그래서 공립알베르게에 갔더니 거기도 없다고 하고,

한참을 헤매다가 왓츠앱으로 직접 업체에 연락하니 잠시 기다려달라더니 30분 뒤에 가져다준다고 함

 

NCS보다 1유로 저렴하길래 바꿨는데, 바로 배송 사고라니.

Taxi Xacobeo Triacastela 조심...

쓰실거면 봉투 사진찍어 놓으세요.

 

그렇게 짐을 가져다준다는 연락을 받고나서야 힘이 풀려서

아까 갔던 공립알베르게 맞은 편 바에 들어갔다.

 

맥주를 시키고는 멍하니 앉아있으니

아까 내가 짐 못봤냐고 물어봤던 직원이 짐 찾았냐고 묻는다.

스페인어라서 응? 이랬더니 주변 사람들이 막 웃음ㅋㅋㅋ

번역기로 간신히 알아듣고 이제 곧 찾을 거라고 했더니 다행이라며 돌아간다.

 

그렇게 맥주를 두 잔이나 들이켜고 숙소로 돌아오니

내 가방이 있다. 하아... 힘들었다.

 

씻고 충전한 뒤에 저녁을 먹으러 나선다.

Fran이 추천해준, 알베르게 옆 레스토랑으로!

근데 이거 이 레스토랑만 사람이 북적이네... 맛집인가?!

 

그러다가 마주친 한국인 부부.

나는 혹시나 동남아 분일까 싶어서 가만히 있었는데,

먼저 인사해주셔서 반갑게 인사했다. 

일주일 넘게 걸었는데도 한국인은 5-6명 밖에 못 봤어서 정말 반가웠다.

 

이 분들 말씀이 내가 숙소를 미리 예약했고,

작은 마을 위주로 숙박해서 한국인을 못 만난 것 같다고 한다.

생장에서 나눠주는 종이가 있는데 한국인은 거의 그 코스로 간다고...

특히, 젊은 친구들은 예약하지 않고 공립알베르게로 간다고 함

(그래서 내가 퇴직하고 온 어르신들을 만났구나..)

 

한참을 떠들다보니 나온 나의 특식.

오늘의 메뉴가 저렴하지만 플렉스하자며 단품으로 시킴

비록 나오는데 오래 걸렸지만 한 눈에 봐도 아주 맛있어보인다.

 

메뉴델디아뽈뽀

 

Parrillada Xacobeo Restaurante · Rúa Santiago, 4, 27632 Triacastela, Lugo, 스페인

★★★★★ · 음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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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미노가 끝난 시점에서 보건데,

가장 맛있었던 뽈뽀+가리비는 이 집이다.

 

배가 고파서였는지 아니면 한국인이 반가워서였는지도 모르겠지만

이 레스토랑만 사람이 바글바글했으니 내 입에만 맛있는 건 아닌 것 같음

트리아카스텔라에 가신다면 여기는 꼭 가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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