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산티아고

[산티아고 순례] 4일차, 라바날 델 까미노-엘 아세보 (16.9km)

some1014 2023. 9. 20.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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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차, Rabanal del Camino-El Acebo (16.9km)



거리는 얼마 안되는데 역대급으로 힘들었던 코스.

새벽부터 나와 헤드랜턴을 켜고 길을 걷는다.
숙소 근처 교회에 들어가 쎄요를 찍고 잠시 기도를 해본다. (무교지만 누구든 잘 봐달라고 기도함)


점차 밝아지더니 뒷쪽으로 해가 뜨고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오늘의 첫 마을은 폰세바돈.
바에 들러 또르띠아에 카페 콘레체를 먹는다. 암만 봐도 아침으로는 이거 만한게 없다.

Foncebadón · 24722 레온 스페인

24722 레온 스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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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있으니 또 흐려진다. 고도가 높아서 그런거야 뭐야 맨날 흐리네.

그렇게 걷다보니 어느새 철의 십자가에 도착. 한국에서 가져온 작은 돌을 놓고는 또 다시 빌어본다. 어둠에 묻히지 않고 무사히 살아갈 수 있게 해주세요.
(사진에 다른 사람이 나와서 구글 맵 사진 첨부)

Cruz de Ferro · 24722 Santa Colomba de Somoza, León, 스페인

★★★★★ · 역사적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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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구글맵


만자린(Manjarin)을 지나 걷고 또 걷는다.

슬슬 발목 통증이 심해지며 속도가 느려진다. 마리아는 저 멀리 앞서 가고 다른 사람들도 하나 둘 앞질러 간다. 뒤쳐지는 기분이 좋지 않지만 어쩔 수 없다 내 몸은 소중하니까 천천히 가야지.


그렇게 걷고 또 걷다보니 멋진 뷰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 내가 해발 1000미터를 오를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반가워서 눈물이 다 난다.

마을에 도착해 핸드폰을 꺼내니 마리아가 먼저 간다며 메시지를 보냈다. 잠깐이지만 함께 걸으며 정 들었는데 인사도 제대로 못해 아쉽다. 그래도 왓츠앱으로 연락은 할 수 있으니 뭐...그걸로 마음을 달래본다.


드디어 도착한 오늘의 숙소.

마을 끄트머리에 있는데다가 같은 이름의 바가 있어서 헤매기 딱 좋다. 근데 이거 알베르게가 아니라 리조트같다. 방이랑 샤워실, 로비까지 퀄리티 뭐야 이거. 뷰는 또 뭐냐 미쳤다!!!!

La Casa del Peregrino · Cam. Real, 67, 69, 24413 El Acebo de San Miguel, León, 스페인

★★★★☆ · 별장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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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하고 뒹굴다가 근처에 전망대가 있길래 선글라스를 끼고 나선다.

날씨 좋고 기분도 좋고 신난다!!!!


5분 정도 걸어 도착한 전망대. 벤치 몇 개만 있을 뿐이지만 탁 트인 뷰에 가슴까지 시원해진다. 이걸 보기위해 내가 그렇게 산을 올랐구나. 뿌듯해.

Mirador el primer banco del bierzo · Cam. Real, 11, 24413 El Acebo de San Miguel, León, 스페인

★★★★★ · 관광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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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의 나들이를 끝내고 저녁을 먹으러 나오니, 손님이 많아서 7시 디너는 끝났단다.

다음 디너는 8시 15분이라는데 너무 늦는 것 같아서 그냥 바에 가서 치즈 오믈렛 뭐시기랑 화이트 와인을 주문하고는 야외 테이블에 자리잡는다.


잠시 햇빛을 쬐며 저녁을 먹고, 8시쯤 되자 해가 지기 시작하는데 감탄이 절로 나온다. 해는 한국에서도 매일 뜨고 지는데 어쩜 이렇게 느낌이 다른지. 여행을 할 때면 익숙하던 것들도 참 낯설고 특별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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