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산티아고

[산티아고 순례] 15일차, 팔라스 데 레이-멜리데 (15km), 뽈뽀의 마을 멜리데

some1014 2023. 10. 27. 19:09
728x90

15일차, Palas de Rei-Melide (15km)

 

 


오늘은 까미노 전부터 수없이 들었던,
뽈뽀의 마을 멜리데에 가는 날이다.
 
스페인의 뽈뽀(문어) 요리는 부드럽고 맛있기로 유명한데,
스페인에서 만났던 사람들이 하나같이 말하길
멜리데의 경우 어느 가게에 가도 맛있다고 할 정도로 훌륭하다고 한다.
 
까미노를 걷기 전에도 이미 알고 있었지만,
현지인이 그렇게 말하니 신뢰도가 급상승..
며칠 전부터 어찌가 기대가 되던지!
 
그렇게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시작하는 까미노
오늘도 해가 뜨기 전에 출발한다.
 

 
한참 걷다가 앞에 여자 두분이 있길래
부엔 까미노! 했는데
알고보니 한국인 모녀...
나는 엄마랑 올 생각은 하지도 못했는데
정말이지 대단하다.
 
 
한참 대화를 나누다가 헤어지고는
배고파서 바에 들러 토스트와 커피를 주문한다.
야외 테이블이 좋길래 앉았더니 앞에 교회가...
무슨 교회인지 모르겠지만 뷰가 아주 좋다.
사람들도 다들 사진찍기 바쁘다ㅋㅋ 
 

 

그렇게 아침을 먹고 있는데 지나가는 한국인 부부
그리고 그 미국인 공군 아저씨...
같은 길을 걸으니 참 자주 만나게 되네
 
천천히 아침을 먹고는 걸어가는데
다음 바에서 한국인 부부를 또 만났다.
근데 나를 부르더니 좀 이따가 가라고 한다.. 읭?
알고보니 그 공군 아저씨가 얼마 전에 여기서 밥먹고 갔다고..
그 사람이 추근대지 않았냐, 괜히 인사시켜서 귀찮아졌다고 미안하단다.
아... 알고 계셨구나ㅋㅋㅋㅋㅋㅋ
괜찮아여 제가 칼같이 잘라냈거든여.
 
그렇게 한참 떠들다가
아주머니가 여기 커피 맛집이라고 라떼까지 사주시고, 마트에서 산 치즈까지 주셨다. 
근데 이 집 진짜 커피 맛있더라...
(여러분 여기 꼭 들르세여!!!)
 

 

The Essential Coffee Home · Lugar San Xiao ( San Xulian ) , 11, 27204, Lugo, 스페인

★★★★★ · 카페

www.google.com

 
그렇게 든든하게 아침 두끼를 먹고 길을 걷는다.
사리아부터는 길이 진짜 좋네...
평지에 그늘 많아서 걷기에 최적!
 
그렇게 걷다가 좌판에서 파는 기념품을 하나 사본다. 귀염뽀짝하군!
 
그리고 걸어가다가 만난 고양이
길고양이가 어쩜 이렇게 깨끗하고 이쁜거야!
 

 
그렇게 걷고 걸으니 어느새 Furelos에 도착
마을입구부터 참 예쁘다.
나도 모르게 사진 왕창 찍음
 

 

그렇게 걸어 도착한 멜리데.
마을 입구부터 뽈뽀 가게가 많다ㅋㅋㅋㅋㅋㅋ
 
걸어가는데 어떤 아저씨가 나를 부르며 하나 먹고 가라길래, 옛다 싶어서 한입 먹고 들어간 가게
나름 문어 맛집이라고 들어본 곳이긴한데 호객행위가 수준급이다.
 
근데 그럼 뭘하나 웨이터가 싸가지가 없는데..
사람이 들어왔는데 본체 만체 하고
한참을 기다리다가 불러서 주문함ㅎ
 
하지만 뽈뽀의 마을 답게 맛은 또 오지게 맛있어. 승질난다.
저 빨간 가루는 파프리카인데 아주 맵진 않고 느끼함을 잡아주고
언제나 그렇듯 에스떼야 갈리시아는 옳다.
공간도 넓은 것이 웨이터 교육만 좀 시키면 아주 좋을 듯.

 

 

그렇게 밥을 든든하게 먹고 숙소를 찾아 다시 움직인다.
이번 숙소는 멀지 않길 바라며...
 
그렇게 도착한 오늘의 숙소.
이 곳 또한 사연이 있으니...
분명 4인실로 예약했는데 자연스럽게 8인실로 안내한다.
예약내역을 다시 확인하고는 물어보니 4인실에 물이 새서 공사중이라고...
 
아니 그럼 미리 말해야되는거 아니냐?! 돈이 다른데!!
뒤늦게 어떤 여자가 찾아와서 설명하더니
8인실이지만 4~5명만 받을 거란다.
(거짓말 오지고... 사람 바글바글하더만)
 
하지만 욕만 할 수는 없는 것이, 시설 퀄리티는 또 좋다.
화장실도 수는 적지만 깔끔하고 테라스가 아아아아주 좋음.
넓고 햇살 가득...
빨래 돌리며 선베드에 누워있으니 지상 낙원임
 
 

 
그렇게 빨래하고 짐 정리하고 쉬다가 저녁타임.
오늘은 마트에서 산 알바리뇨 와인을 마시기로 했다.
전에 마리아가 소개해줘서 거의 매일 마시고 있는 와인인데,
혹시나 숙소 사람들이랑 마실까 싶어서 병으로 구매해봄.
 
하지만 나는 배고팠고 6시에는 아무도 저녁을 먹지 않는다...
그래서 가지고 있던 크로와상과 참치캔을 안주삼아
혼자 와인 한 병을 비움ㅎ
 
혼자 여행을 다니면 너무 편하고 좋지만
이럴 때면 가끔 외로움이 밀려든다.
다들 이래서 같이 다니나 싶기도 하고...
 
그래도 어쩌겠는가.
나는 혼자이길 택했으니 이 정도는 감수해야지.
까미노든 인생이든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