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혼자 살기 좋은 동네, 송파구 문정동
어느새 자취 10년차가 되었다.
그동안 나는 대전, 용인, 분당을 거쳐 마침내 서울까지 올라왔다. 직장 따라서 이사하다보니 그렇게 됐는데, 살아보니 지금 사는 문정동이 최고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렴 서울인데 좋지 않겠냐 싶겠지만, 이 동네가 좋은 이유는 명확하다.
1. 새로 지은 오피스텔
문정동법조단지는 대규모 택지개발로 만들어진 신도시이다. 동부지방법원과 검찰청이 있고, 지식산업센터가 위치해서 사무실이 모여있는 곳이다.
대부분의 오피스텔이 2010년대에 지어졌고 현재까지도 계속 들어서고 있다. 분당의 경우 2000년대 초반에 지어진 것들이 많은데, 그에 비하면 10년쯤 젊은 셈(?)이다.
오피스텔은 빌트인이 중요한데, 문정동의 경우 지은지 얼마 안됐으니 가전이나 가구 상태가 좋을 수 밖에 없다.
오래된 오피스텔의 경우, 가전(냉장고, 세탁기, 에어컨)이 간당간당한 상태일 때가 많은데, 주인한테 바꿔달라하는 것도 여간 귀찮은게 아니다. (특히, 오래된 벽걸이형 에어컨 써보신 분은 이해할 것이다)
2. 치안
집을 볼 때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게 치안이다.
지하철에서도 칼 휘두르는 시대에, 그것도 여자 혼자 사는 건 정말이지 쉽지 않다.
살면서 내가 겪은 진상/변태들만 해도 한 바가지는 된다. 주말에 벨 누르고 튀는 놈, 새벽에 문 두드리고 기다리는 놈, 술 쳐마시고 소리지르는 놈, 길거리에서 번따하겠다고 따라오는 놈..
미친 놈들을 만날 확률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방법은, 좋은 오피스텔이 아니라 "치안이 좋은 동네"를 선택하는 것이다.
치안이 좋은 동네를 찾는 방법은 간단하다. 일단, 근처에 모텔/안마방과 같은 유흥업소가 없어야 한다. 그리고 이건 블라인드에서 본 건데, 파출소가 한가한 곳이 좋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너무나도 맞는 말이다. 일이 없으니 쉬는 거겠지.
문정동의 경우, 모텔/안마방을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물론 파크하비오호텔이 있긴 한데, 모텔과는 느낌이 다르니까)
그리고, 법원과 검찰청을 끼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심적으로 안정이 된다. 어지간한 범법행위는 없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강남 출퇴근하는 직장인의 경우, 교통 생각해서 아예 강남역이나 서울대쪽으로 많이 보는데, 개인적으로 둘 다 치안면에서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특히 강남과 같은 회사가 많은 동네는 유동인구가 많다보니 시끄럽기도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오피스텔을 다른 용도(퇴폐업소)로 이용한다는 점이다. 이런 지역은 피하는게 상책이다.
3. 접근성
강남으로 출퇴근할 경우, 장지역-강남역까지 지하철로 30분이면 된다. 환승하려면 한참 걸어야한다는 단점이 있으나, 그래도 지하철로 30분이면 괜찮지.
잠실에 직장이 있다면 갈아탈 필요 없으니 더할나위 없이 좋다. 물론, 빨간버스가 적어서 그건 좀 아쉽다.
이 동네 살면서 참 좋았던 건, 어디 멀리 나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장지역 바로 앞에 가든파이브가 있고, 이마트/킴스클럽도 있다. 밥집이나 술집은 테라타워쪽으로 가면 넘치게 있고, 산책하려면 장지천/탄천을 걸으면 된다.
여차하면 아예 잠실로 나가도 된다. 버스로 20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잠실 롯데백화점에 갔다가 석촌호수 한바퀴 돌고, 송리단길에서 밥먹고 술마시면 된다. 요즘 핫하다는 진저베어, 노티드 뭐 별거 별거 다 있다.
예전엔 홍대, 여의도, 광화문, 한강 뭐 여기저기 돌아다녔는데, 지금은 해봐야 잠실이나 가지 멀리 안나가게 된다.
한 때 서울 사는 친구가 같은 서울인데도 거긴 멀다고 하는 것을 보고 (강남-홍대 느낌) 이게 지금 경기러한테 감히 멀다고 말하냐고 구박했었는데, 서울에 살아보니 알겠다. 서울에 살면 굳이 저 멀리 갈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서울 만만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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